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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건강 마음의 평화

이번 겨울 나의 집콕 친구 –다양한 잡지 읽기 / 언유주얼 /Chaeg / 미스터리아 / 뉴필로소퍼 / 매거진G

작년에는 동네 도서관도 열었다 닫았다 해서 규칙적으로 도서관에 가진 못했지만 원래는 약속 없는 주말 중에 하루는 도서관에 가서 서너 시간을 어슬렁 거리는 취미가 있습니다. 평소 읽고 싶은 책을 적어뒀다가 찾아보기도 하고, 그냥 서가를 다니다가 괜히 책을 한 권 빼보기도 하면서 보물 같은 책을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잡지 코너에 앉아서 이것 저것 읽기 시작했는데요, 잡지가 예전과는 달리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예전에는 여성oo 이런 이름의 잡지를 미용실에서 보든지, 추억의 씨네oo 이런류의 주간지를 구독했던 적도 있지만 언제부턴가 잡지 아니어도 볼거리가 너무 많아져서 인지 잡지를 멀리하다가 최근에 디자인도 예쁘고 기획도 참신한 흥미로운 잡지들을 발견하게 되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1.     Anusual 

저 제목 읽을 수 있는 사람~~~? 저만 못읽는거 아니죠? ㅎ

 

언유주얼 - A5 사이즈의 저 아담한 잡지책은 처음에는 이름도 읽지 못하고 컨셉이 뭔지 이해도 안 되었네요..예전에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길고 어렵게 지은 이유는 시어머니들이 찾아오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는….ㅎㅎㅎ 그런 유머가 갑자기 생각나면서 처음엔 뭔가 알 수 없는 세대 간의 벽을 느끼게 하는 잡지였습니다. 그런데 제목도 읽게 되고(?) an usual (평범한 일상) unusual (특이하게 혹은 새롭게) 만들겠다는 뜻인가보다.. 제목도 참 잘 뽑았다 하면서 호기심을 갖고 읽다가 재미있어서 심지어 한 권 구매도 했습니다.

격월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전통적인 잡지라기보다는 매 호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사진 일러스트 글감과 시등을 한 번에 즐기면서 또 젊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생각도 알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책입니다. 가볍게 접근하지만 또 가볍지 않은 생각거리를 얻고 싶다면 추천드려요!

 

2.     Chaeg

 

내가 좋아하는 겨울 서점 김겨울님과 난처한음악 시리즈 작가 민은기 교수님의 인터뷰 / 출처 Chae 페이스북

채그라고 읽어야 하나 하고 잠시 멈칫했다가 아하! 책에 대한 잡지겠구나 하고 냉큼 꺼내 들었던 이 잡지는 벌써 63호까지 발행된 나름 역사가 있는 잡지였습니다.. ㅎㅎ

제목처럼 책에 대한 잡지는 맞으나 책 덕후들을 위한 잡지라기보다는 잡지가 표방하는 대로 “굳이 많이 읽지 않아도 책을 좋아하거나, 즐겨 사거나, 책을 좋아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모든 사람을 위한 다정한 손 내밈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네요. 단지 책 뿐만이 아니라 다양만 문화 예술에 대한 내용도 함께 실려 있어서 더욱더 편하게 접근하기 좋습니다.

 

3.     미스테리아

저와 같은 추리소설 마니아들은 이미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아마도 국내 유일의 추리소설 관련 잡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리 소설을 한참 읽다 보면 나중에는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도 많이 떠오르고 좀 신선함이 사라질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이런 잡지에서 새로운 작가도 나름 발굴(?) 해내고, 짧은 단편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특히 지난 32호에는 추리소설의 대모 아가사 크리스티 특집을 다루었는데요, 도서관에서 보자마자 주문 버튼을 누르게 하는 진짜 소장욕구 100% 호 였습니다. 역시 고전의 힘이란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고 수많은 변주를 낳게 하는 힘이지요.

아가사 크리스티 특집호라는 이름만으로도 소장가치 충분했던 미스테리아 32호

 

4.     뉴필로소퍼

우리나라에도 철학을 다루는 잡지가 있구나.. 하고 놀라워하며 집어 든 잡지책인데요, 실제 읽어보니 호주에서 발행된 잡지가 국내에서 번역 및 글이 추가된 형태의 잡지입니다. 잡지 제목치고는 거창하지만 잡지의 목적은 보다 행복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 이라네요. 형식은 언유주얼처럼 매 호마다 하나의 주제가 있어서 그것에 대한 글이 실려있고요, 이번 호의 주제는 <부조리한 삶 속에서 목표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멋지지요? ㅎㅎㅎ   해외 잡지이라 번역글이 대부분인 게 좀 아쉬웠고요, 국내 발행인 잡지인 만큼 국내 필진들의 글도 많이 실리면 좋겠습니다.

 

5.     매거진 G

미스터리아를 사러 인터넷서점에 들어갔다가 잡지란에서 뭔가 새로워 보이는 잡지를 발견하고 함께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따끈따끈한 신간호이고 김영사에서 만든 [아날로그 무규칙 이종 지식교양 인문무크] 라고 소개했는데요, 당최 무슨 말이지 금방 들어오지는 않지만 약간 저에게는 언유주얼과 뉴필로소퍼의 중간 지점쯤에 있는 잡지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매호마다 주제가 선정되어 있고요, 창간호의 주제는 “나란 무엇인가?” 입니다. 사실 고민도 안 하고 사게 된 것은 지대넓얕의 김도인님 글이 실려서인데요, [생각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관점을 다룬다]는 것을 표방한 것 답게 과학자, 종교학자, 만화가, 건축가와 또 총균쇠의 작가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글까지 아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시는 분들의 글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잡지이고요, 창간호의 표지가 썩 맘에 들지 않았는데 ㅎㅎ 다음에는 좀 더 손이 가는 표지를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역시 김도인다운 글 역시 좋은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