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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드라마 속 클래식

일 년에 드라마를 몇 편 보지 않는 편인데 그 중에서 멜로물을 보는 일은 정말 아주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는 정도 입니다만, 그런 저에게도 최근 가슴 뛰게 하는 드라마가 생겼습니다. 바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입니다. 프랑수와즈 사강의 소설 이름에서 따온 제목 같은데 내용은 전혀 상관이 없고요 ㅎㅎ 서양음악사의 대표적인 러브스토리, 그리고 삼각관계! 브람스 – 클라라 – 슈만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제목인 것 같습니다. 어제 13회까지 방영되어 드라마는 이제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요, 8회 이후로는 매회 고구마를 한 가마씩 안겨주고 있어서 마져 볼까 말까를 고민하게 만들지만 드라마 속 아름다운 음악은 권하고 싶네요.

 

1.     슈만 – 어린이의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

이 드라마의 테마와 같은 곡이죠. 서브 여주 이름이 이정경인데,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아이 이름을 정경이라고 지었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잠자기 전에 들으면 사르륵 잠이 들면서 좋은 꿈을 꾸게 될 것 같은 아름다운 곡이죠. (침대 광고 음악으로 딱입니다!) 슈만은 피아노 곡으로 작곡했지만 워낙 유명한 곡이라 다른 악기로도 많이 연주 되었네요. 오늘의 픽은 피아니스트 박준영 ㅎㅎ 의 연주입니다. 배우 김민재님이 연기하였는데 평소에도 피아노를 많이 친다고 하더니 피아노치는 모습도 아주 자연스럽고 특히 저 연주는 연습해서 본인이 실제 쳤다고 하니 그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2.     베토벤 – 월광 & Happy birthday to you

3화에서 여주 송아가 짝사랑하는 남자가 자기의 절친과 사고를 쳤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할 때 준영이 말보다 음악으로 먼저 위로를 하며 친 곡입니다. 월광으로 잘 알려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에 Happy birthday to you 를 자연스럽게 이어서 붙인 곡이죠. 폴란드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짐머만(혹은 치메르만 혹은 지메르만 ㅎㅎ) 이 편곡했다고 하지요. 얼음 왕자 같이 생겨가지고 마음속에는 이런 위트가 있었네요~ 오늘의 픽은 DG(도이치 그라모폰) 120주년 생일을 축하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입니다.

 

 

3.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

극 중에서 송아는 대학원 입시곡으로 정경이는 교수 임용 연주곡으로 동시에 고른 곡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입니다. 프랑크는 베토벤이나 브람스처럼 많이 알려진 작곡가는 아니나 아마 5대 바이올린 소나타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 안에 꼭 꼽힐 정도로 유명한 곡이지요. 그만큼 다양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레코딩이 있어 다양하게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픽은 우리나라에 이 곡을 처음 전파한? (대중화 시켰다고 해야 맞을까요) 정경화 선생님의 2016년 verbier festival 공연 연주 입니다. 실제로 공연장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팔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었습니다.ㅎㅎ

 

 

4.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1화에서 서령대 개교기념 공연에 준영이가 협연하는 곡으로 나왔습니다. 한국인이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뽑는다면 (예전에는 이런거 많았었는데 ㅎㅎ) 10위 안에는 무조건 들겠지요? 라흐마니노프가 협주곡1번을 만들고 극심한 혹평으로 더이상 곡을 만들지 못할때 정신과 의사를 만나 이를 극복하고 쓴 곡이라고 하지요. 유명한 일화라 뮤지컬로도 만들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역시 너무 유명한 곡이라 수많은 피아니스트 & 오케스트라 버전이 있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리히터 연주를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 오늘의 픽은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연주로 하겠습니다. 요즘 레코딩처럼 깨끗한 음질은 아니나 지직거리는 음원도 나름 매력이 있고요, 정면을 응시하는 라흐마니노프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래도 내 음악에 안빠질거냐.. (내 눈을 바라봐~~ㅎㅎ) 하고 주술을 거는 것 같아 더 멋있게 들립니다.

 

 

5.     슈베르트 –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D821

슈베르트가 현재는 사라진 아르페지오네라는 악기를 위해 만든 소나타로 요즘은 첼로로 연주되는 곡입니다. 삽입곡이라고 하기에는 13화에서 첼로를 전공하는 현호가 친구가 고쳐준 악기 테스트를 하면서 아주 짧게 5초 정도 연주한 곡인데요, 이 가을과 너무 어울리는 곡이라 소개해 드리고 싶어서 마지막 곡으로 붙여보았습니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를 지었는데 저에게는 가을의 남자처럼 느껴지고요, 또 첼로의 음색도 가을에 들어야 더 찐하게 느껴지네요. 오늘의 픽은 젊다 못해 앳된 시절의 안드레아 쉬프경과 헝가리 첼리스트 페레니의 연주 입니다.